
그래도
오늘도 즐거울
거야!



세상을 삼킨 수정구슬

이빈魑玭
찬바리 태생 | 여성
요괴 : 수정구슬 도깨비 | 17세
178cm | 68kg

외관
구름같은 머리털에 유리같은 눈, 은은히 혈색이 도는 허여멀건한 피부에는 그 흔한 잡티나 점 하나 없다. 얼핏 보기에 인간과 다름없는 외양이 되었다. 입만 다물고 있으면 선녀같은 외모이나, 뭔가 말하는 순간 깬다. 확 깬다. 이를 드러내며 웃을 땐 유난히 송곳니가 빛나기도 한다. 금으로 만든 나비리본이 달린 진주목걸이하며, 구슬단추가 달린 푸른 실로 묶어 촘촘히 땋은 머리카락 끝에서 달랑거리는 댕기 등 어째 달고 있는 것들이 늘었다. 그러면서도 발은 여직 맨발이다.




[방어적인/비호적인/순진함]
요괴지만 인간친화적인 성격이다. 물론 요괴는 요괴인지라 장난을 좋아하지만 다 같이 깔깔 웃고 넘어갈 정도의 귀여운 장난만 좋아하는 편으로, 다툼이나 폭력 사태가 벌어지면 상당히 곤란해하며 유혈사태는 극도로 기피한다. 한 번 크게 데인 것에는 유의깊게 바라보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인다. 마구 설쳐대던 예전과는 달리 말을 하기 전에 충분히 생각하고서 뱉기 시작했다. 도깨비도 향천 3년이면 점잖아지는 모양이다.
제 울타리 안의 사람들을 싸고 도는 경향을 보인다. 마냥 과보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오냐오냐 네 잘못은 없다 수준의 콩깍지가 다섯 겹은 씌인 수준. 순전히 제 기준에 의거하여 보호가 필요해보인다거나, 칭찬이 필요해보인다 싶으면 근처를 서성거리는 모습을 보인다. 허락받기 이전엔 달려들지 않는 아주 조금이나마 성숙한 태도 덕에 사고는 덜 일으키고 있다.
태생적으로 거짓말을 못한다. 아는 것이 없어서인지, 순진해서인지, 거짓말에 잘 속아넘어가는데다 한 번 맺은 약속은 꼭 지키려 들어 요즘 세상에선 악의를 숨긴 교묘한 사기에 속기 딱 좋다. 평범한 인간이었다면 이래저래 고생했을 성격. 운이 좋아 대부분의 악재는 쏙쏙 잘 피해나가는 것이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이다. 오직 피하지 못하는 악재는 인재人災일 뿐. 가끔은 스스로 재앙을 불러일으키는 말을 하기도 하는데 이는 너무 솔직한 탓이거나, 남의 거짓말에 속은 탓이거나 둘 중 하나의 이유이다. 사람을 좋아하는 지라, 웬만한 말을 덥석덥석 잘 믿어 되려 제가 장난에 당할 때도 있다.


성격
나전칠기함.
본체가 담겨있던 오래된 상자.


신기
기타
그 옛날 언젠가 무당이 쓰던 수정구슬이 함에 넣어지고, 제삿상의 한미한 구석에서 곁다리로 제를 받다가 의식이 생긴 게 도깨비, 이빈이다.
혈연은 아니지만 세상에 태어나 학도관에 이르기까지 길러준 무당, 윤보살이 있다. 대외적으로는 할머니와 손주로 보이는 느낌. 이빈은 윤보살에게 영향을 적잖게 받았고, 윤보살은 세상물정 모르는 도깨비 하나를 겨우겨우 인세에 굴러다니게끔 만들어 놓은 것을 보면 실질적 보호자이자 유사가족이라도 보아도 무방하다.
성도 생일도 없었으나 생일은 세령의 도움으로 정해졌다. 8월 23일. 처음 향천에 발을 디딘 날.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3년 새에 많이 늘었다. 좋아하는 것이야 으레 늘 그렇듯 풍악이며 춤이며 낚시며 검붉은 기가 돌지 않는 음식에 셀 수 없이 많은 것들이고, 싫어하는 것에 팥과 피, 거짓말과 약속을 어기는 것에 더불어 특재청과 이매탈이 새로이 입성했다. 단단히 미운 털이 박힌 모양이다.
그간 속세에 꽤 물들어 핸드폰이니 오락이니 연예니 하는 것에 눈을 떴다. 방학 내내 U튜브로 뜨는 아이돌 신곡은 기본이요 안무까지 기깔나게 외워서는 현무에게 뽐내고 싶어 안달이 났다. 물론 속세에 물든 것과 일반교과를 잘 하는 것은 별개이다. 담당 교수님들의 새로운 저혈압치료제로 떠오르고 있다. 윤보살의 한숨이 늘었다.
3년 동안 여기저기 쏘다닌 덕에 지리에 대한 지식은 월등히 높아졌다. 최근엔 운신화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매번 걸음부적 만들기가 귀찮다나 뭐라나.
살이 꽤 물러졌다. 힘 조절도 꽤 어려워하지 않는다. 공도 터트리지 않고 잘 갖고 놀고 있다. 인간 친구들에게는 여전히 조심스럽게 다가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