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떡 하나 주시면
생각정도는
해보겠습니다.



가죽을 벗은 호랑이

김이연金犁然
찬바리 태생 | 남성
요괴: 호랑이요괴 | 17세
175cm | 64kg

외관
검고 긴 머리카락에 동공 주위로 붉은기가 조금 도는 눈동자는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푸른 빛이었다. 원체도 길었던지라 티는 크게 나지 않지만 촘촘하게 땋아내렸던 머리카락은 길이를 허리께까지 잘라 풀어내었다. 검고 짙은 눈썹과 날카로운 눈매 등이 돋보이는 조금 진한 인상. 한 쪽 손의 손가락에 천을 덧댔으며, 교복은 겉바지의 길이가 긴 것을 착용하였다. 노리개 옆에 루이에게 받은 노리개 겸 열쇠고리, 한 쪽 손에 나비에게 받은 펜던트로 만든 팔찌를 차고있다. 본질적으로는 커다란 개만한 어린 호랑이. 몸길이가 제법 사람 한 명을 웃돈다.


[寂然不動]
예전보다는 풍부해진 감정표현을 보여주지만 여전히 침착하며, 차분하고 조용한 편에 가까웠다. 소심하거나 목석같은 심성은 아니여서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모자람 없이 누군가의 말동무가 되곤 하거나, 좋은 생각이 있다면 똑똑한 목소리로 자신의 의견을 밝히곤 했다. 방에 바퀴벌레가 나오면 비명을 지르기보다는 조용히 이불과 베개를 들고나와 한 달은 집에 돌아가지 않는 타입.
[謙讓之德]
더이상 만면에 미소를 띠는 표정은 아니였지만 태도만큼은 꾸준하게도 누구에게나 예의바르며 친절했다. 자신은 그것이 신임을 위한 처세라고 스스로 여겼지만 여전히 친구들에게 다정하게 대하거나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누군가에게 스스럼 없이 다가가는 것은 어쩌면 처세가 아닌 조금 더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吐盡肝膽]
몇년간의 유대는 그를 솔직하게 만들었다. 싫으면 싫다고 솔직하게 말하게 되었고, 부정적인 감정이 들면 그것을 숨기지 않고 내비쳤으며, 더이상 억지로 웃지 않았다.
여전히 존대를 사용하지만 간간히 말을 놓기도 하는 등 조금 편해진 말투가 가장 큰 증거였으며, 어쩌면 이전에 비해 조금 차가워졌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 태도는 역설적이게도 다른 이들을 믿기 시작했기 때문에 내비치기 시작한 자신의 진실되고 미숙한 인격이었다. 예의 온화한 미소는 더 이상 쉽게 찾아볼 수 없게 되었지만, 만약 그가 드물게 웃는다면 당신을 진심으로 좋아하기 때문일 것이다.


성격
옥이 세공된 호갑투.
이연의 손가락에 살짝 헐거운 크기. 손가락에 끼우는 대신 안에 호랑이 이빨을 넣은 펜던트 목걸이의 형태로 만들어 소지한다. 실습 시간 등 도술을 사용할 때 천을 덧댄 손가락 위에 착용하기도 한다.


신기
기타
[감호의 후손]
<김현설화>에서 신라시대 김현과 부부의 연을 맺었던 감호(感虎), 호랑이 요괴의 후손. 감호의 후손들이 도사들의 세계에서도 자취를 감춘지 백 년 쯤 지난 현재, 이연의 향천학도관 입학으로 돌연 다시 모습을 나타내었다. 듣자하니 산에 있는 호랑이들의 수가 점점 적어지는 것에 이연을 가르칠 만한 자가 충분하지 않았으며, 도력의 폭주로 인한 염려로 입학을 결정 했다는 듯하다.
[호랑이의 탈을 쓴 인간]
본디 이연의 일족은 반드시 낮에는 호랑이로, 밤에는 사람으로밖에 살 수 없었으나 김현과 연을 맺었던 감호가 형제들과 사랑하는 이를 대신해 스스로를 살신성인으로 희생하자 이후 하늘은 이에 감응해 그 후손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원하는 모습으로 일생을 보낼 수 있도록 하였다. 갓 입학했을 무렵에 비해 점잖아졌지만 내색하면서도 여전히 좁은 상자에 관심을 갖거나 높은 나무에 올라가는 것을 좋아한다.
[호랑이 대가족]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와 외가에서 살고있다. 외조모부와 이모 부부, 어린 사촌동생까지 모두 다들 이연을 아끼고 사랑해주고 있으며 생각보다 평범하다. 모든 식구가 호랑이(요괴)라는 점이 조금 특이할 뿐.
[조금은 빨라진 정보 갱신]
빈바리 세계에서 온 친구들과 몇 년 간 어울린 결과, 웬만한 최근 인간문화 및 기술 들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하게 되었다. 다만 이러한 지식과는 별개로 핸드폰 안에 중년층 사이에서 인기 있을 법한 촌스러운 이미지들이 잔뜩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감성은 아직 조금 낡은 감이 있는 듯 하다. 핸드폰 역시 여전히 20년 전 2G 폴더폰이다. 입밖에 꺼내 곤란한 분위기를 만드는 빈도는 적어졌지만 말장난도 여전히 좋아한다. 이빈에게서 밀수(?) 했던 깔깔유머집과 수첩 역시 잘 가지고 있다.
[깨송편보다는 개박하]
싫어하는 것은 벌레, 죽음이나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것, 곶감(실제로 심하지 않은 감 알레르기가 있다고 한다.), 허락없이 자신을 만지는 것, 자연을 더럽히는 것, 무조건적인 희생, 친구를 포함한 인간,
좋아하는 것은 갓 쪄서 따끈따끈한 떡, 다과, 목욕, 가족, 끝내주는 말장난농담, 개박하(작년 여름 견학 때 만들었던 요리에 참치와 함께 들어간 것을 처음 먹고 눈을 떴다.), 인간을 포함한 친구.
[희생에 대하여]
자신이 가진 것중 가장 소중한 것을 꼽는다면 생명.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라의 감호는 호랑이들이 인간을 해치니 목숨을 거두어 벌을 내리겠다고 하늘에서 호령이 떨어졌을 때, 자신의 형제와 인간인 연인을 대신하여 자신을 희생하였다. 그의 후손들은 이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인간이 자신들과 한 때 친우였다는 것을 잊고 경솔하게 변했더라도 자신들만은 긍지를 잃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연 역시 이 이야기를 몇 번이고 반복해서 듣고 자랐다. 다만 그 역시 이 이야기에 동의하는 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