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퉁한/성마른/고집스러운/대담한/강퍅한

뚱한 낯은 어른을 보든 제 또래를 보든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살가움과도 거리가 멀다. 그나마 솔직하기는 한데, 입바른 소리는 해도 빈말은 못하는 성질머리를 지녔다. 제가 빈말을 못하니 남의 빈말도 믿지 않는다. 할말이 있으면 입술을 삐죽대다 결국 내뱉고야 만다. 침착하고 어른스러운 아이를 흉내 내고 싶어 하나 잘 되지 않는 듯하다. 불 같은 성정을 합해 평을 내리자면, 오히려 의심 많은 불만덩어리에 가깝다. 자존심이 센 탓에 제안하는 것보단 도발하는 것이 잘 먹힌다. 스스로도 알고는 있으나 당시에는 눈이 돌아간다. 후에 원통해 할 뿐이다. 

말보단 행동이 앞선다. 생각만 하고 행동에 옮기지 않는 것은 바보나 하는 짓이란다. 고집이 세서 한번 결심한 일은 무르는 법이 없다. 성질이 급해 남이 함께하길 기다리는 것보단 제가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물론 남이 결심하는 것을 기다릴 마음도 없다. 뭐든 제 손으로 해보아야 만족한다. 물욕은 없으나 성취하는 것에 대한 욕심이 많다. 

강의현은 타인의 도움이 영 달갑잖다. 제 몫은 제가 야무지게 해내고 싶어 한다. 무얼 해도 중간은 해내는데, 본인에게 두는 목표가 높아 쉽게 만족하지 못한다. 타인의 실수에는 관대하지만 본인의 실수에는 금세 심통을 낸다. 그러나 쉽게 포기하지도 못해서, 뭐든 될 때까지 고집스럽게 붙잡고 있는 모습이 종종 관찰된다. 이때 도와주려하면 왁! 하고 성질을 내니 주의가 필요하다. 

막무가내로 구는 것 같지만 의외로 눈치를 본다. 규칙이 정해지면 곧잘 지킨다. 힐끗힐끗 곁눈질을 하는 것을 보면, 딴짓거리에 영 관심이 없지는 않다. 어른들이 하지 말라는 일은 늘 재밌는 법이니까. 다만 괜한 일에 끼어들었다가 혼날 일이 무서워 종종 얌전을 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