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꼰대 아닌데. 너 몇 살이야?




비가 와도 뛰지 않는 종갓집 삼대독도
단지음段知音
찬바리 태생 | 남성
인간 | 14세
153cm | 48kg


외관
(jhr_arroz님 커미션입니다.)
칠흑같이 어두운 머리카락을 잔머리 하나 없이 촘촘하게 땋아 묶을 수 있던 것도 예전 일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낯선 곳에서 타인의 손이 닿지 않는 의식주 생활을 하면서, 지음은 정수리와 구레나룻 어드매 삐죽 나온 머리카락을 갈무리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동갑내기 친구들보다 씻는 시간은 배로 걸렸으며, 말리는 것은 또 어떻고! 궂은일 하나 하지 않은 것처럼 하얗고 매끈한 피부와 치켜 올라간 굵은 눈썹, 늘상 감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여우상의 곱상한 눈매와 꾹 다물린 입술은 겉보기에 오냐오냐 자라 싹수가 없는 도령의 그것과 같다.


"도련님. 앞으로는 스스로 걷는 법을 배워야 무리에서 낙오되지 않을 수 있답니다. 이 땅에 그릇을 가지고 태어난 이상, 아무도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아요."
[품행 단정/예의가 바른/기품 있는 도련님]
성품이 곧고 올바르다. 시간선이 100년 전에 멈춰있는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한 K-인성교육을 받고 자란 아이답게 웃어른을 공경하고 사부에 대한 예우를 갖추지 않으면 천하에 몹쓸 놈이다. 물론 그렇다 해도 입 밖으로 뱉어내지 않는다. 그것 또한 '품행단정'이자 도사로서 갖추어야 할 몸가짐이라고 여긴다. 늦더라도 뛰는 법이 없고, 배가 고프더라도 식사예절을 착실히 지켜가며 젓가락을 움직인다.
[고리타분한/대쪽같은/박식한 얼간이]
예의가 바른 것과 고지식한 성미가 공존할 수 있느냐 하면, 그럴 수 있다. 타인을 마땅히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본인이 맞다고 여기는 일이라면 곧 죽어도 굽힐 생각을 하지 않지만, 전제는 `스스로 납득`한다는 점에 있다. 달리 말하자면 설득당하기 전에는 뚝배기가 깨져도 (본인 기준에) 바른 말을 해야만 하는 성격. 분야를 가리지 않고 지식을 습득하는 일에 환장하는 지음은 박식하나 다소 얼간이 같은 면모가 있다. 일례로 허물없이 사람을 대하는 법, 거짓말쟁이를 상대하는 법, 융통성 있게 상황을 모면하는 법 등…. 소위 말해 허당끼가 있다.
[수줍음을 많이 타는/정이 많은/방어적인]
또래 아이들을 대하는 것이 서툴다. 낯을 많이 가려 수줍음을 타는데, 그것이 다소 변질되어 타인의 눈에는 '재수없는 부잣집 도련님'으로 비치지더라도 단언컨대 지음의 잘못일 것이다. 본디 정이 많고 다감한 어린애였는데, 온순하고 차분한 아이가 고도의 주입식 유교사상으로 인해 약간의 방어기제가 생겼다. 자기주장이 강한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말을 잘 듣는 아들자식으로 성장한 것. 물론 K국에서 자란 아이들이라면 다수가 겪는 현상이다.
"하지만 아직 도련님은 어려요. 키도 쬐만해가지고 드신 게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네요. 그러니 도련님. 그곳에서 만날 인연들을 소중히 하세요. 정말이지 끝내주게 사랑스러운 이들이 모이는 곳이랍니다, 마치 도술처럼요."


성격
부채.
손때가 탄 낡은 부채. 아이가 사용하기에는 다소 큰 편인 것을 보아 누군가 물려준 것임을 알 수 있다. (선물한 것이라기엔 지나치게 낡았고, 사용감이 최근까지 남아있다.) 벚나무 영물 혼혈인 유모의 신기였던 것.


신기
기타
[해후 단씨]
시조는 도사 단간목으로, 고려 말 친우였던 대장군 남궁원청과 함께 여진족을 백두산 이북까지 몰아낸 공으로 감물아백에 봉해짐으로써 후손들이 본관을 해후로 하게 되었다. 여타 도사들보다 도술 자체는 신통하지 않지만, 남다른 비상한 머리로 가문의 세를 불렸으니 도사로서의 자부심을 모르는 자들이라는 비난을 듣기도 했다. 세월이 흘러 숨어 사는 도사들의 수가 많아지고, 세간에서 도사의 존재가 희미해졌을 무렵 단家는 자연스럽게 빈바리들과 섞였다. 땅을 접어 달리는 도사보다 빠른 전차를 두고 버선발로 흙바닥을 거닐었으며, 바람을 다스리는 도술보다 시원한 에어컨을 두고 부채를 쥐고 다녔다. 그들만의 방식으로 도사로서의 명맥을 유지한 해후 단씨는 빈바리와도 혼인을 하고, 태어난 아이가 그릇을 가지고 태어나면 도사로 자랄 수 있도록 힘썼다.
세월이 조금 더 흐른 현대, 해후 단씨는 억소리 나는 재벌이 되어 있었다. 돈이 곧 권력이 되는 21세기, 단家는 정치인과 기업인에 버금가는 사회적 지위를 이용하여 특재청에 손을 빌려주는 일이 잦은 도사들 중 한 무리다.
[가족]
부 : 찬바리 도사, 인간, 단익현(52세)
모 : 찬바리 도사, 인간, 소미향(58세)
유모 : 얼서기, 벚나무 영물 혼혈, 금산 댁(나이 불명, 본명 불명)
4월 1일 태생 늦둥이 종갓집 삼대독도(道). 도사들의 경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조선시대의 '남아선호사상'과 달리 도사로서의 자질이 성별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것을 몸소 체감한 이들이기에 아들인 것이 중요한 지점은 아니다. 그저 '도사'인 것이 중요하지! 깨진바리, 빈바리들을 차별하는 일은 전혀 없지만 가문의 대업을 이을 수 있는 것은 오직 도술이 가능한 도사 뿐이었으니... 지음의 나이 네 살 무렵 부모는 이혼했고, 지음은 아버지와 함께 본가에서 지냈다.
[애완동물]
털 달린 동물을 좋아한다. 털 알러지가 있다. = 키울 수 없다...
[취미]
국궁 / 정신수양에 도움이 되는 운동이라 좋아한다.
서신 / 보내지 못하는 편지라도 쓰는 것 자체를 좋아한다.
공부 / 미지의 것을 탐구하는 것에 대한 광증이 다소 있는 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