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길은 세상을 위해 헌신하기만 하고 공치사는 받지 못하는 도사들의 세계에 불만을 가졌고, 구름 속에 숨어 살던 도사를 태양 아래로 끌어내기를 원했다. 작은 소동으로 끝났던 과거와는 달리, 강한 실력과 지도력을 가진 정길의 뜻을 따르는 무리는 삽시간에 불어나 고요했던 도사들의 세계에는 거대한 풍랑이 닥쳤다.
결국 향천학도관의 학생들을 포함한 수많은 도사들이 서로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종래에는 정길을 주축으로 도사의 존재를 세상에 드러내려 하는 단라청(斷曪廳), 향천학도관의 교수들을 주축으로 도사의 존재를 숨기려 하는 운위영(雲衛營) 두 파벌로 나뉘어 맞닥뜨리게 된다.
정길의 첫번째 목표는 바로 향천학도관이었다. 도사를 양성하는 기관이자, 도사를 구름 속에 숨도록 가르치는 가장 첫번째 기관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라청은 향천학도관을 무너뜨리기 위해 향천학도관의 결계를 이루고 있는 세 개의 신기, 천부인을 찾아내려 하였고, 운위영은 그것을 저지하려 하였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피가 전장이 된 향천학도관을 적셨다.
기나긴 싸움이 이어졌지만, 그 어느쪽도 승리하지 못한 채 전란은 마무리되었다. 대립의 주축이 되었던 정길과 향천학도관의 교수들이 목숨을 잃었고, 향천학도관은 폐허가 되었다. 선계의 신선들은 가장 최초의 신기이자 가장 강력한 신기인 천부인이 이승에 있는 것이 문제의 원인이 되었다 판단하여 세 개의 천부인을 다시 선계로 가져갔다. 무너져내린 향천학도관은 잠정적으로 무기한 휴교에 들어갔고, 도사들은 각자의 신념대로 모습을 드러내거나 숨기며 살기 시작하였다. 정길의 난은 이렇게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마무리 되지 않은 전쟁은 또다른 파란의 시작이었다.
정길의 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