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것 봐.
나는 나를
가졌어.



대궐을 떠난 길고양이 나비

나비
찬바리 태생 | 여성
인간 | 20세
160cm | 평균

외관
서문의 상징이던 눈부신 적색은 온데간데없이 자취를 감추었다. 대신 그 자리엔 흑단처럼 검은 머리칼이 너울지고 있다. 제멋대로 길러 흐트러트린 머리카락은 무릎까지 닿는데, 변덕스런 성정을 보여주듯 이따금 도술을 부려 어렸을 때처럼 짧은 단발머리로 돌아다닐 때도 있다. 벌꿀 색과 제비꽃 색 눈동자에는 언제나 당찬 기운이 어려 있으며, 풍성한 속눈썹은 예민한 미인상의 얼굴을 한층 더 화려하게 보이게 만들곤 한다. 입을 벌려 웃으면 왼쪽 송곳니가 유독 날카로운 덧니로 자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오른손 엄지손가락에 낀 검은색 실반지는 자유와 함께 그녀의 가까운 친우들을 의미하는 물건이었다.








◇ 앙칼진 아가씨
변덕스럽고도 난폭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조금이라도 제 심기를 건드리면 앙칼지게 상대를 노려보기 일쑤, 걸어오는 싸움은 피하지 않고 되려 싸움을 만들고 다니는 쪽이었다. 몇 마디만 나눠 보아도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성정이 고스란히 드러나고는 했다.
스스로 성격이 나쁘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이를 고쳐보겠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이것이 제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이라 여겼다. 가문을 버리고 뛰쳐나왔다고는 해도, 어렸을 적부터 권문세가의 외동딸 아가씨로 자라온 것이 고스란히 속에 남아 있는 모양이다.
◇ 애교스러운 악의
타산을 따지거나 사리분별을 하는 데엔 머리가 비상할 정도로 좋았다. 그런 머리를 제 이익 챙기는 데에만 사용했으니, 나쁘게 말하면 영악하다 할 수 있겠다. 나비는 얌체같이 굴면서도 미움받지 않는 방법을 알았다.
날카롭고 드센 성정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면서도, 한편으로는 애교가 많고 붙임성이 좋아 남의 환심을 쉽게 샀다. 기분 좋을 땐 온갖 애교와 응석과 투정을 부렸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새침을 떨며 뻔뻔하게 구는 것이 특징. 세상에 두려운 게 없는 사람 특유의 당찬 기세와 맹랑함이 특히나 변함없었다.


성격
유호 渝蝴
나비의 오랜 친우인 주산사의 손에서 만들어진 빗 핀. 그녀가 서문을 떠나야겠다 마음먹었던 때 직접 신기 제작을 부탁했고 그것의 결과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백금과 금, 자수정 등의 보석으로 한껏 화려하게 꾸며진 빗 핀에는 변할 유 와 나비 호 자가 이름으로 붙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손에 쥔 단 하나의 물건이며, 오로지 저만을 위해 제작된 것이기에 특별한 신기. 칠흑색 머리카락에 얹었을 때 한층 더 돋보이는 색들로 만들어졌다.
(*이미지는 주산사 오너님의 지원입니다.)



신기
기타
◇ 자유의 나비
- 6학년 방학식으로부터 일주일 후, 가주 계승식 날. 나비는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서문의 가주 자리를 승계하지 않을 것’을 선언했다. 자신을 서문을 위한 존재로 여기는 행태에 대한 보복이었다. 동시에 서문이 입을 수 있는 가장 큰 타격이기도 했다. 가문이 소유하고자 하는 것이 서문나비라면, 누리던 모든 것을 버리고서라도 자유 하나를 가지리라. 나비는 그날로 서문을 내팽개치고 떠났다.
- 돈이 부족해진다 싶으면 그림자 속에 숨은 빈바리들의 노름판을 찾아다녔다. 사람의 속내를 읽고 간악한 말로 틈을 비집는 것은 서문에서 자란 그녀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었다. 거기에 몰래 도술까지 사용하곤 했으니, 아슬아슬하게 져주며 상대를 가지고 놀다가도 끝엔 언제나 이겼으며 손해를 보는 일이 없었다. 도박꾼들 사이에서 어리고 맹랑한 여자애에 대한 소문이 무성해질 뿐.
◇ 욕망의 탕아
- 서문을 떠난 나비는 세상에 둘도 없는 탕아가 되어, 남녀 가리지 않고 좌우에 낀 채 술과 풍류를 쫓는 방탕한 생활을 시작했다. 어디든 누우면 내 집이고, 누구든 안으면 내 사랑이며, 무엇이든 손에 쥐었다가도 미련 없이 버리곤 했다. 그야말로 정조도 지조도 없는 한량.
-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것은 술과 담배. 미남, 미녀. 가장 좋아하는 색은 검은색,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여름, 가장 좋아하는 꽃은 모란. 가장 좋아하는 날씨는 해가 화창한 날이었다. 지금 가장 바라는 것이 있느냐, 물으면 대답 없이 의미심장한 미소만 지어 보였다.
◇ 도사등록제
- 특재청에 신변을 위탁하면 큰일이 날 것처럼 길길이 날뛰던 천하의 나비가 도사등록제를 찬성했다. 예상하지 못한 행보에 많은 이들이 놀랐으나, 이 선택은 아주 단순하고도 그녀다운 이유에 기인했다.
- 바로 도사등록제를 반대해오던 서문에 대한 반발심과 보복성 선택. 단지 그뿐이었다. 단순히 본인의 만족과 즐거움을 고려한 행동이기도 했다. 한편 그녀가 천기인의 권리 따위에 조금의 관심도 두지 않는 이기적인 인간이라는 점도 한몫했다.
◇ 생일
- 음력 1월 15일. 일 년 중 달이 가장 크게 뜨는 정월 대보름날이다. 대궐 밖에서 보아도 만월은 만월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