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희가 나를
빛나게 해.
내 태양은
너희들이야.



태양을 머금어 빛나는 장지문 밖 별빛

신루이申婁涖
찬바리 태생 | 남성
인간 | 20세
168cm | 50kg


외관
묘하게 이국적인 분위기. 언뜻 보면 혼혈인가 싶다. 정확히는 어머니 쪽이 혼혈이라 서양인같은 생김새를 물려받은 쿼터다.
얇고 숱 많은 밀색 머리카락은 이제 엉덩이에 닿을 정도로 길지만 딱히 묶거나 하진 않는다. 원래 곱슬기가 있는 머리카락이었는지, 길게 기른 머리카락은 끝으로 갈수록 굽이쳐 흘러내린다. 늘 얼굴의 절반을 가리던 왼쪽 머리칼을 귀 뒤로 넘겼다. 이젠 얼굴을 완전히 드러내고 다닌다. 길고 풍성한 속눈썹 아래로 보이는, 노란색에 가까운 밝은 갈색의 눈동자와 붉은색 눈동자는 호기심으로 빛나던 예전과는 달리 생기 없이 차분해졌다. 대개 웃는 얼굴로, 찌푸리거나 화내는 표정은 보기 어렵다. 다만 그 웃는 얼굴이 작위적으로 보일 때가 있다.
얼굴 뿐만 아니라 몸 전체가 작다. 머리도 작고, 몸집도 작고. 왜소하고 마른 몸이지만 비율은 얼추 잘 맞는지 원래 키에 비해 커보이는 편. 키가 많이 자라긴 했지만 그래도 또래 성인 남성에 비해선 작은 편이다. 여장이 어울릴 정도의 아슬아슬한 키라 안도하면서도, 좀 더 자라면 좋았을걸 하고 바라게 됐다.
선이 얇은 얼굴로 객관적으로 보자면 제법 예쁜 편이다. 원체 중성적인 생김새라 티가 많이 나지는 않지만, 어릴때에 비해 골격이 단단하게 자리잡았다. 2차 성징이 모두 끝났지만 제법 중성적인 모습으로 자랐다. 자세히 보면 일자로 떨어지는 허리에 밋밋한 골반이 남자인 걸 알아볼 수 있게 하지만, 체형을 가리는 하늘하고 풍성한 옷으로 가리고 다닌다. 목소리 역시 변성기가 지났지만 중성적인 목소리로 완전히 굳어졌다.
이연에게 선물로 받은 호박을 가공해 초커로 만들어 목에 걸었다. 여담이지만, 초커로 만들기 위해 호박의 꽤 많은 부분을 깎아내야 하는게 아까워서 조금 많이 속상했다고.
이 초커는 밀호마을에 요괴를 퇴치하러 갔을 때 목을 다쳐 생긴 가로로 긴 흉터를 가리는 데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 여의치 않을 때는 목까지 올라오는 옷으로 흉터를 가리곤 한다.
왼쪽 귓바퀴에 금색에서 은색으로 그라데이션이 들어간 귀걸이, 귓볼에는 신기인 귀걸이를 걸었다. 오른쪽 귓바퀴와 귓볼에는 남색 큐빅에 검은 테두리가 둘러진 심플한 귀걸이를 걸고 있다. 양쪽 귀 모두 머리카락에 가려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오른쪽 새끼손가락에 빨간 반지를 끼고 있다. 율도관 친구들과 함께 맞춘 반지로 웬만해서는 빼지 않는다.






[미소]
시간이 지나 키도 분위기도 많이 바뀌었지만 웃는 얼굴만큼은 여전하다. 상대방에게서 날 선 소리를 들어도, 악의에 찬 말을 들어도 늘 웃는 얼굴로 일관한다. 다만 그 웃는 얼굴에서 더이상 세상에 대한 호기심은 찾기 어렵다. 활짝 웃는 얼굴보다는 잔잔한 미소가 자리잡았다. 이따금 감정을 숨기기 위해 웃기도 하는데, 굳이 그런 기색을 감출 생각이 없는지 잘 보면 티가 난다.
[단념]
한때는 가문을 떠나 자유로운 삶을 사는 것을 생각해봤지만, 그것이 무리라는 것을 깨닫고 스스로 가문에 남기로 결정했다. 이는 곧 자신의 그릇이 그렇게 크지 않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라, 가끔 그 사실에 자기혐오를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꼭 정의와 이상을 넓은 곳에서 펼치란 법은 없지. 자신이 작은 사람임을 인정하는 데에도 큰 용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자유를 누리거나,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있는 친구들을 보면 조금 부러워하는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응원한다. 자신은 가문에 묶이는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지만, 다른 이들은 아니길 바라며.
[차분]
학생때에 비하면 정말 많이 차분해졌다. 말투도 나긋해졌고, 웬만하면 서두르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스킨십을 좋아하거나 친구들에게 의존하려는 습관은 남아있어서, 자신도 모르게 친구들에게 매달릴 때가 많다. 이런 스스로를 경계하고 남에게 의지가 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중이다.
[애착]
원래도 사람을 좋아하긴 했지만, 최근엔 사람에 대한 애착이 더욱 강해졌다. 상대방과의 관계가 틀어질까 전전긍긍하고, 상대방이 싫어하는 행동을 하게 될까 눈치를 보는 일도 많아졌다.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대신 속으로 삼키고 삭여내는 일이 늘어났다. 관계에 있어 수동적으로 변한 것은 아니지만, 일전과 비교해서는 적극적인 면이 조금 줄어들었다. 그만큼 선을 넘는 것도 자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따금 집착에 가까운 애정을 보일 때가 있다.
[식탐]
여전히 먹는 것에 대한 욕심이 강하지만, 남들 앞에서 허겁지겁 먹는 모습은 감추게 되었다. 식탐은 많은데 뱃고래가 그렇게 큰 편이 아니라 식욕에 비해 입이 짧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래도 웬만하면 편식하지 않는데다 먹을 걸 주는 사람을 아주 좋아하니, 호감을 사고 싶다면 간식을 내밀어보자.


성격
오른쪽 귀에 착용한 귀걸이.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것으로, 이제 완전히 자신의 신기로 받아들여 자유자재로 다루게 되었다.


신기
기타
[함백산파 평산 신씨 가문]
본가는 평산 신씨 중에서도 찬바리 도사들만 모여있는 가문으로, 빈바리들의 눈을 피해 강원도 함백산 중턱에서도 도술로 결계를 쳐 숨겨놓은 곳에 콕 틀어박혀 자신들만의 세계를 살아가고 있다. 모든 교육을 가문 안에서 받게 하고 장성한 성인이 될 때까지 가문의 땅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할 정도로 꽉 막힌 집안이었지만, 몇 세대 전부터는 초등교육만 가문에서 진행하고 14살이 되면 향천학도관에 입학시킬 정도로 유해진 상태다.
신씨 가문은 다른 찬바리 가문들에게 괴짜 취급을 받고 있다. 고려때부터 이어져온 이 찬바리 가문은 다른 집안에 비해 특이한 면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남성이 아닌 여성 위주로 굴러가는 가문이라는 것이다. 가부장제의 엄하고 꼬장꼬장한 면은 그대로이나 주도권을 가진 사람의 성별만 바뀌어 있다고 보면 된다. 평산 신씨의 후손 중 직계에서 떨어져나와 찬바리 도사들만 모아 가문을 꾸리려 했던 사람이 여성이었고, 자연스럽게 가주의 자리 역시 여성이 맡게 되었다. 또한, 대체로 모계 쪽의 도력이 강해 가문이 여성중심적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기도 했다. 조선 중기, 유교가 조선을 장악했을 때에는 잠시 주도권이 남성에게 넘어간 적이 있었으나, 얼마 가지 못하고 다시 여성에게로 주도권이 돌아왔다. 그 이후로는 다소 고집스러울 정도로 여성이 가주의 자리를 맡고 있다.
얼마나 고집스러우냐 하면, 예를 들어 한 세대 안에서 태어난 여자아이보다 남자아이의 도력이 더 강할 경우에도 가주는 무조건 남자아이 다음으로 도력이 강한 여자아이가 물려받게 된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아주 가끔 여자아이는 전부 깨진바리고 남자아이만 찬바리인 경우가 있는데, 그 때에는 찬바리인 남자아이가 장성할 때까지 여장을 시켜 가주에 앉혀놨다가 다음 세대에 찬바리 여자아이가 태어나 어느정도 자라면 가주의 자리를 넘길 정도로 여성 가주에 집착한다.
[여성 가주]
이렇게 신씨 가문이 여성 가주에 매달리는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강원도에 본가가 자리잡을 때, 당시 가문의 창시자였던 여성이 그 땅의 토지신을 지극정성으로 모셨다고 한다. 토지신은 가주의 정성에 감복해 신씨 가문에 축복을 내렸는데, 이 축복의 조건으로 내건 것이 바로 여성이 가주일 것이었다고. 시간이 흐르고 조선 중기에 토지신의 축복을 단순히 미신 취급 하며 남성이 가주를 맡자 한 세대가 전부 깨진바리로 태어난 사건 이후, 신씨 가문은 가문의 유지를 위해 여성을 가주로 만드는 것에 더욱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남자를 여장시켜 토지신의 눈속임까지 불사할 정도로.
[가문의 이단아]
그러한 가문에서 태어난 것이 바로 신루이. 직계의 장남이지만 그저 그런 그릇을 가진 루이의 아버지는 집안의 내놓은 자식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는 향천학도관을 졸업했지만 도술에 큰 관심이 없어, 다른 형제들과는 달리 빈바리처럼 대학을 다니며 자유롭게 살았다. 그 대학에서 만난 것이 바로 미국계 한국인인 루이의 어머니. 얼서기 도사였던 어머니와 찬바리 도사였던 아버지는 서로가 빈바리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도사라는 것을 알아보고, 그 공통점에서부터 시작해 사랑을 키워나가 결국 결혼까지 했다. 그 사이에서 태어난 루이는 도사의 자질을 타고났지만, 양친의 가치관에 의해 여느 빈바리처럼 도사와는 먼 길을 살아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신씨 가문은 내놓은 자식의 아들, 게다가 외국인의 피까지 섞인 루이를 수치스럽게 여겼고, 그런 아이가 평산 신씨의 성을 가지고 빈바리들 사이에 섞여 사는 것을 용납할 수 없어 탕아인 장남을 다시 받아주겠다며 다소 억지스럽게 루이의 가족을 본가로 불러들인다. 가문원들의 시선은 결코 곱지 않았지만, 그래도 안정적인 형편에서 의식주와 기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나칠 정도로 루이를 홀대하는 환경이었고, 좋은 취급은 받지 못했지만 말이다.
[공인된 소가주]
그러나, 정길의 난 이후 루이의 인생이 뒤바뀌었다. 정길의 난 당시 운위영에 합세해 싸웠던 신씨 가문은 많은 도사를 잃었고, 다음 가주의 자리를 이어받아야 할 세대원은 단 두 명 밖에 남지 않았다. 그나마도 도력 폭주 사태가 발발하며 그 남은 두 명 마저 도력 폭주를 일으켜 깨진바리가 되어버리자, 대를 이을 도사가 하나도 남지 않게 된 것이다. 신씨 가문의 마지막 세대 중 남은 도사는 루이 뿐이었다. 궁지에 몰린 신씨 가문이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하나 뿐이었다. 루이를 여장시켜 대를 잇게 하는 것.
루이가 학교에서 3학년 학기를 보내던 중 루이의 숙모뻘 되는 사람이 임신을 했다. 방학식 이후 집에 왔을 때, 숙모가 임신한 아이가 여자아이라는 것을 알고 자신의 입지가 흔들릴까 불안해했다. 그러나, 원체 몸이 약했던 데다 난임이었던 숙모는 얼마 가지 못해 유산하고 말았다. 이로써 현재 루이와 같은 세대 중에서는 더이상 도사인 여자아이가 없다. 윗세대 사람들은 이제 아이를 낳기엔 너무 고령인 탓에 루이가 소가주 자리를 맡게 되었고, 향천학도관을 졸업하면 차기 가주가 되는 것이 기정사실이 되었다. 함백산파 평산 신씨 가문의 여성가주의 대가 끊겼다는 이야기는 도사 가문이라면 한번쯤 들어보았을만큼 공공연한 비밀처럼 화자되고 있다.
당시에는 이 일 때문에 자존감이 많이 낮아져 있었으나, 지금은 그런 생각을 조금 덜 하려고 애쓰는 중이다. 자신이 이 가문에서 살아남는 것이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가끔은 이렇게 자신의 이익만을 셈하는 스스로에 대한 혐오감이 심해 속을 끓이기도 한다. 입 밖에 내는 일은 거의 없지만.
현재 암 투병중인 가주, 할머니가 돌아가시거나 더이상 가주로서 일을 하기 힘들어지면 가주 자리를 물려받기로 결정되었다. 모종의 이유로 향후 20년간은 여자아이가 태어나 자리를 위협할 일이 없을 테니, 그동안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가문의 폐단을 고치기로 마음 먹었다.
[기타]
-9월 1일생. Rh+ O형. 양손잡이.
-이름은 글로벌 시대에 맞춰 양친이 고민해서 지어준 것. 결국 양친의 계획과는 달리 도사가 되는 바람에 다소 겉도는 이름이 되긴 했지만 말이다.
-상대방이 먼저 묻지 않는 이상 자신의 성별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물어보면 아무렇지도 않게 남자라고 대답하지만.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여장을 하게 됐지만, 그에 대해 딱히 불만은 없는 듯 하다. 오히려 이제는 여장을 즐기는 수준이 됐다. 취향은 청순한 계열의 노출이 적은 옷. 공식적인 외출 시에는 한복을 입지만, 출퇴근 등 일상생활에서는 생활한복을 입는다.
-항상 머리카락으로 가리고 다니던 왼쪽 눈을 환히 드러냈다. 이제는 딱히 숨기지 않겠다는 듯 아예 옆머리를 넘겼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 읽는 속도도 매우 빠르다.
-의외로 글씨를 굉장히 잘 쓴다. 인쇄했다고 해도 믿을 만큼 가지런한 필체를 가지고 있다.
-생각보다 학교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 특재청 인사부에 인턴으로 수월하게 들어가게 됐다. 인사부에 지원한 이유는 다칠 일이 적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 가끔 안전총괄부를 도우러 나가거나 부족한 인원을 메꾸기 위해 스카웃하러 돌아다녀야 하지만...
-특재청에 들어간 것은 가문의 뜻이다. 예로부터 특재청 도사들이 많았기 때문에, 자신도 전통을 따라 들어간 것.
-웬만하면 가리는 음식이 없지만, 매운 것과 뜨거운 것은 잘 못먹는다. 먹고 싶지만 먹을 수 없는 음식이 있다는 사실에 괴로워할 때도 있다.
-예전보다 멍하게 있거나 반응이 느릴 때가 많아졌다.
-십자수, 수예, 바느질 등에 흥미를 붙였다. 이젠 제법 잘 하게 됐다. 이따금 생각이 많아질 때면 수예도구를 들고 집중하며 잡념을 털어내기도 한다.

